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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추모관

디지털 추모관 : 국내외 투자 현황과 성공 가능석 분석

한때 장례산업은 변화가 거의 없는 ‘전통적인 영역’으로 여겨졌다. 가족들이 모여 울고, 절을 하고, 유골을 매장하거나 봉안하는 수백 년간 변하지 않던 형식 속에서 새로운 시장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세상은 빠르게 바뀌기 시작했다.

 

디지털 추모관의 성공 가능성


팬데믹은 장례 문화를 디지털로 전환시켰고, 비대면 추모, 가상 제례, 온라인 납골당 등이 등장하며 죽음을 대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추모관’을 중심으로 한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은,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벤처캐피털의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겐 감정이지만, 누군가에겐 그것은 사업이다. "죽음 이후에도 남는 것, 바로 기억과 데이터" 이제 죽음의 산업이 ‘기억의 비즈니스’로 재편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2025년 기준, 디지털 추모관 스타트업들의 국내외 투자 현황과 시장 흐름, 기술 트렌드, 그리고 미래 가능성을 분석한다.

 

디지털 추모관 : 국내 스타트업내 조용히 떠오르고 있는 시장

 

한국은 전통 장례 문화가 강하게 자리잡은 나라다. 하지만 2022년 이후, 디지털 추모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며 국내 스타트업들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메모리스트(Memorist)

 

창업연도: 2021년

 주요 기능: 온라인 헌화, AI 유언장, 추억 앨범 생성

 투자 현황: 2024년 프리A 투자 유치 (약 10억 원)

 특징: 추모뿐 아니라 가계 기록 기반의 가족 아카이브 기능 강조

 

메모리스트는 '죽음 이후 기억의 저장'이 아니라 생전부터 가족 이야기를 축적하고 연결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고잉홈(GoingHome)

 

창업연도: 2022년

 주요 서비스: 메타버스 납골당, 실시간 헌화

 투자 현황: 2025년 초기 시드 투자 (약 5억 원)

 특징: 장례식장과 직접 제휴, 온·오프라인 통합 장례 연계 가능

 

GoingHome은 실제 납골당 업체와 협력하여 현장 방문이 어려운 유족을 위한 360° 실시간 추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리퀴엠 AI (Requiem.AI)

 

 창업연도: 2023년

 주요 기술: 고인 대화형 챗봇, 음성 재현

 투자 현황: 정부 AI 기술 사업 지원금 수주

 특징: 심리 상담 및 정서 치료와 연결된 추모 챗봇 강조

 

Requiem.AI는 죽음 이후 감정을 정리하는 데 AI를 활용하며, 심리상담사들과의 연계 콘텐츠를 함께 개발 중이다.

 

디지털 추모관 : 해외 투자의 흐름

해외에서는 디지털 추모 산업이 이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되고 있다.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 등에서 ‘사이버 장례’와 ‘AI 추모’ 기반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HereAfter AI (미국)

 

창업연도: 2020년

주요 서비스: 음성 기반 고인 인터뷰 + AI 대화 시뮬레이션

투자: 누적 투자액 150만 달러 (2024 기준)

특징: AI로 고인의 말투·표현 학습 → 가족이 질문 시 대화 응답

 

HereAfter AI는 대표적인 디지털 고인 인터뷰 기반 플랫폼으로, 사전에 질문을 녹음해두면 사후에 AI가 자연스럽게 응답하는 구조  만든다.

 

Shūkatsu Tech (일본)

 

 창업연도: 2019년

 주요 사업: 종합 장례 플랫폼 + NFT 기반 유품 등록

 투자: 일본 내 VC로부터 3억 엔 시리즈A 투자 유치

 특징: 디지털 묘지, 가족 상속 기록, 온라인 제례 통합

 

일본은 고령사회라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디지털 장례의 필요성이 가장 빠르게 확산된 국가 중 하나다.\

 

디지털 추모관 시장 규모와 기술 트렌드

 

전 세계 장례 시장은 2025년 기준 약 150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중 디지털 장례 및 추모 시장은 약 12조 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디지털 추모관이 주목받는 이유는 아래과 같다.

 

전통 묘지의 물리적 한계,  코로나 이후 비대면 장례 문화 확산,  MZ세대의 장례 접근 방식 변화,  1인 가구와 비혼 인구 증가 → 새로운 추모 방식 요구,  AI,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과의 융합 가능성

 

주요 기술 트렌드

 

AI 고인 시뮬레이션 : 생전 언어·감정 패턴 학습 → 대화 가능

AR 헌화 : 증강현실 기반 추모 공간 구현

NFT 유품 : 고인의 디지털 사진·음성·기록을 자산화

메타버스 납골당 : VR 기반 상호작용형 디지털 장례 공간

디지털 유언장 : 블록체인 기반 생전 의사 기록 시스템

 

디지털 추모관 : 윤리적 이슈와 미래 과제

 

디지털 추모 스타트업은 감정을 다룬다. 그리고 이 감정은 단순한 비즈니스 도구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과 기억, 추억, 이별의 감정선과 맞닿아 있다. 그렇기에 이 산업은 단순한 돈벌이 수단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주요 윤리 쟁점은 아래와 같다

 

고인의 데이터 재사용은 누구의 권한인가?  AI가 고인을 대신해 말할 자격이 있는가?  유가족이 느끼는 위로는 진짜인가, 환상인가?

 

이에 따라 일부 국가는 디지털 유산, 고인 프라이버시 보호, AI 기반 유언장 등과 관련해 윤리 가이드라인 및 법제 정비를 서두르고  다. 스타트업 역시 기술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감정 중심의 사용자 경험 설계(UX), 투명한 데이터 사용 동의 시스템, 전통 장례 문화에 대한 존중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디지털 추모관 : 기억의 산업, 그 중심에 사람이 있다

 

디지털 추모 스타트업은 단순한 기술 회사가 아니다. 그들은 사람의 마지막을 다루는 팀이며, 이별 이후 남은 이들의 마음을 감싸는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시장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성장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깊이다.

 

기억을 데이터로 바꾼다는 것, 그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기억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보존하고 이어가는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 2025년, 디지털 추모관과 장례 스타트업의 흐름은 단지 죽음의 산업이 아닌, 기억과 감정, 인간의 존재를 다루는 새로운 산업의 탄생을 의미한다.